동호회

“열린 운동모임입니다. 누구든 오셔서 한 게임 같이 뛰시죠”

“한마디로 열린 운동모임이죠. 세종뿐만 아니라 대전, 공주, 오송, 논산에서도 오셔서 운동을 즐깁니다. 회원 소개로 밴드에 미리 참가 신청 해놓고 세종에 출장 와서 농구 한 게임 뛰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

평일 야간에 농구하는 모임이라 뜻의 ‘야농팸’(야간농구패밀리)을 이끌고 있는 김명래(38)회장의 말이다. 지난 9월 7일 저녁 7시경. 짧아진 해를 느끼며 들어선 소담중학교 체육관에 야농팸 회원 20여명이 모였다. 이날은 공주 지역 농구동호인 모임 ‘마카롱’팀과 친선경기를 갖기로 약속했다. 같은 시각 아름동 ‘아름스포츠센터’ 에도 10여명의 회원들이 코트를 누비며 땀을 흘렸다. 세종에 농구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다 보니 ‘야농팸’ 운동 장소도 흩어져 있다. 두 곳 외에 고운동복컴체육관도 이들의 주무대다.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 오후(15~18시)에도 회원들을 위해 세 곳 모두 미리 예약해 놓았다.

년 전 모임 만들고 장소 섭외할 때 기존 다른 운동모임에 사정을 많이 했죠. 체육관을 같이 나눠쓰자고. 배려 덕분에 그나마 이정도 공간이라도 확보했는데 그래도 부족해요.” 농구는 탁구나 배드민턴보다 운동 조건이 까다롭다. 적정 인원과 장소, 시간이 서로 맞아야 한다. 그가 보여준 야농팸밴드에는 올해 1년 치 운동 일정표가 빼곡했다.

“보통 1주일 전에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시간, 장소, 참가인원 공지를 해요. 한 곳에 인원이 마감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 다시 신청을 받기 때문에 강제로 이번에 꼭 나와라 마라 할 일이 없죠. 월 회비도 없어요. 한번 참가할 때마다 천원 또는 이천 원씩 낼 뿐입니다. 한 달에 한번 나와도 되고 스무 번 나와도 되고. 저는 특별한 일 없으면 거의 매일이죠.”

농구장 코트 전체를 차지하고 양편 10명이 뛰는 정식 게임은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회원들은 대개 반코트 게임을 즐긴다. 좌우 골대 하나씩 사용하며 3:3, 4:4, 5:5 경기를 주로 한다. 보통 21점 내기로 승부를 가린다. 야농팸 전체 회원 456명중 30대가 63%로 거의 300명에 육박한다. 20대는 22%, 40대 14%라고 한다. 30대가 주축이다. 여성 회원은 몇 명 없다.

“저희가 중고교 시절 농구만화 ‘슬램덩크’를 보면서 자란 세대입니다. TV 드라마 ‘마지막승부’나 ‘농구대잔치’에 열광한 마지막 세대라고 해요. 지금도 서로 그때 얘기를 하면 저절로 신나요” 재미를 더하기 위해 매달 이벤트성 경기도 연다. 고향 대항전, 나이(띠별)대항전, 4:4 대회 등 자체 행사를 갖고 지역 중고생 대상의 ‘청소년 길거리 농구대회’도 개최했다.

회장 고향은 강원도 홍천. 군부대가 많은 곳이다. 어릴 적 ‘군인’하면 육군밖에 없는 줄 았았다.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하고 육군 제3사관학교를 마쳤다. 장교 임관 뒤 일선부대 근무 를 거쳐 지난 해 전역 전까지 계룡대에서 4년간 근무했다. 현재는 기업 컨설팅업체에서 근무중이다.

“2015년 9월에 계룡시에서 세종으로 가족들과 이사했어요. 새로운 곳에서 좀 더 많은 분들과 친해지고 싶더라고요. 농구를 취미로 하는 분들과 함께 운동하고 형님, 동생하면서 자주 보게 되니까 더 좋죠. 아이들도 데리고 나와서 같이 놀아요. 아내도 세종생활이나 제가 운동하는 거 모두 만족해합니다” ‘야농팸’운영진은 회장 포함 5명으로 최소 인원이다. “다들 생업에 바쁘시잖아요. 가급적 운동에만 즐겁게 참여하실수 있도록 부담을 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운동 후 간단히 치맥 시간이나 번개 모임은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자주 갖는 편이죠”

지역내 공식적인 농구 모임이 5,6개 있고, 비공식 모임이 2,3개 있다고 한다. 정부청사내 모임과 업체 직장 모임은 별도로 운영된다. 농구인구는 점점 늘고 있는데 구심점 역할을 할 농 구협회가 세종시에 없는 게 아쉽다고 했다. 그는 지역 농구 협회 결성을 꼭 이루고 싶다는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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