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2데이터 센터, 환영의 목소리만 있는 게 아니다
용인시 공세동 아파트단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춘천시 동면 네이버 센터 인근 주민들 실망감 드러내기도
“없는 것보다 낫지만 부지 위치 신중해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전경(사진=네이버)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전경(사진=네이버)

세종시가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시민들이 모처럼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단지 데이터센터일뿐 고용효과도 별로 없고 환경오염 등으로 훗날 지역경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28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유치와 관련, 데이터테마파크 조성과 글로벌 데이터 허브 구상까지 밝히며 적극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 96개 후보 부지를 물리치고 당당히 센터유치에 성공했다는 기쁨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여기에는 국내 대표적 IT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가 세종시 출범 이후 역대 최대규모인 5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상징성도 한몫했다.

세종시의회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유치를 환영했다. LH와 행복청 역시 산업용지 매각과 자족기능확충 실적에서 이보다 더 큰 호재를 찾기 어려울 듯 싶다.

일단은 첨단 IT관련 산업 유치로 지역 경제 호재라며 반기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하지만 지역언론사 홈페이지와 인터넷커뮤니티에서는 우려하는 네티즌의 시선도 적지 않다.

직접고용 효과나 상생협력 신뢰도 의문

우선 ‘데이터센터’의 지역경제기여도 의문이다.

네티즌 의견 중에 데이터센터는 그저 저장장치를 보관하는 장소일 뿐 경제활성화에 직접적인 기여는 못한다며 시설 완공 후 국가 중요보안시설로 지정되면 접근조차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네이버가 강원도 춘천에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각’이 좋은 사례라는 것이다. 네이버의 중요 자회사 이전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 측의 신뢰 문제도 거론된다.

세종시 입지 규모는 춘천시 소재 데이터센터의 두 배 정도로 알려진다. 네이버 측이 직원 이주와 연구소 설립, 테마파크 조성 등 지역 상생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춘천과 용인에서처럼 처음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자신들에게 불리한 자료 공개를 하지 않을 거란 예상도 있다.

세 번째는 위치 문제.

세종시 4-2생활권은 뛰어난 지역 여건으로 공동주택 부지와 대학공동캠퍼스, 세종테크밸리 등이 입지해 있다. 이 때문에 공동주택 등에 가깝게 10만㎡이상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향후 민원 발생소지가 크고 여타 기업 입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용인시 공세동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한 가장 큰 이유가 환경피해와 오염물질 발생우려였다. 네이버가 해명에 나섰지만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더구나 주민들이 요구한 각종 데이터와 자료 제출도 거절했다.

"없는 것보다 낫지만 '위치'선정 신중해야"

용인시 공세동 입지를 반대한 핵심 인사에게 세종시 입지 소식을 전하자 그는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위치 선정을 잘해야 한다. 우리 주민들도 무조건 반대만 한 게 아니다. 입지를 다른 곳을 해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성남시의회 유진선 의원은 지난 6월12일 시정질문을 통해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건립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진선 용인시의원 시정질문 영상

http://www.iyongin.or.kr/cast/vodpopup?uid=316&position=4189 )

유 의원은 이날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서버실과 전기공급시설, 냉방공급시설로 구성되어 있다며 각 시설별 규모와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유 의원은 한전과의 계약용량과 수전용량, 비상전원공급장치 디젤발전기 용량과 유해배출가스 데이터, 냉각에 필요한 수돗물 사용량, 냉각수 살균제와 부식방지제 종류 및 사용량, 고용부문계획 등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네이버라는 대기업 이주는 환영하지만 40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400여 명의 학생이 다니는 초등학교 인근에 입주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용인시내 다른 지역을 선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네이버 측은 자료제출 대신 유 의원의 시정질문 하루 뒤인 13일 용인시에 공문을 보내 데이터센터 건립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15일 강원도의회 원태경 도의원도 5분발언을 통해 춘천시 동면에 소재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사례를 거론하며 자치단체의 기업유치 정책 한계를 지적하고 기업의 책무를 강조했다.

(원태경 강원도의원 5분발언 영상

http://council.gangwon.kr/assembly/main/minutes_vod_popup?uid=694&runtime=00:34:23)

원 의원은 이날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지역상생은 외면한채 그들만의 캐슬(Castle : 성)이 돼 버렸다”며 “지역사회를 위한 당초 약속은 축소되고 심지어 강원도를 기만하고 속인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춘천시 내에 자회사 인컴즈를 설립, 500명 넘은 인원을 고용하고 2018년 기준 지방세 168억원 납부, 920억원의 인건비 지급 내용을 밝히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결국 데이터센터 직접고용보다 네이버 측의 별도 지역 협력사업으로 지원한다는 점을 반증해 주었다. 

28일 이춘희 시장은 데이터센터 유치 과정에서 네이버측의 ‘시간’을 언급했다. 네이버측은 이미 2년이란 시간을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에 써버렸다. 매일 매일 늘어가는 데이터 처리 규모를 감안하면 데이터센터 설립이 시급하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착공 가능한 입지 선택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세종시는 ‘입지’가 중요하다. 회사 측의 요구가 아닌 시민과 시의 미래를 보고 부지를 내줘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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