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빈이 24일 LG 트윈스와의 개막 2차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문현빈이 24일 LG 트윈스와의 개막 2차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기가 죽을까 봐 고개 들라고 했다."

지난 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한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3⅔이닝 5실점(2자책)으로 패전을 떠안으며 실망스러운 복귀전을 치렀다.

류현진이 제구가 흔들린 탓도 있지만, 2년 차 내야수 문현빈의 실책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루수로 선발 출전한 문현빈은 2-2로 맞선 4회말 2사 1루에서 신민재의 땅볼 때 포구 실책을 범했다. 이 실책은 눈덩이가 됐고, 류현진은 박해민과 홍창기, 김현수에게 연이어 안타를 맞아 3실점을 했다. 결국 투구 수가 86개에 달한 류현진은 4회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했다.

한화도 LG에 2-8로 졌고, 류현진은 패전 투수가 됐다.

에이스의 12년 만에 복귀전, 게다가 시즌 전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개막전에서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팀이 졌기 때문에 내상이 클 수 있다.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전날 12년 만에 KBO 개막전 선발에 나선 한화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전날 12년 만에 KBO 개막전 선발에 나선 한화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경기 후 류현진과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현빈의 실책을 질책하기보다 그의 기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문현빈이 실책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향후 경기에서 제 실력을 펼치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

류현진은 등판 다음 날인 24일 취재진과 만나 문현빈의 실책과 관련해 "현빈이가 이닝을 마치고 들어올 때 제대로 막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며 "한 번의 실책이 대량 실점으로 이어져 현빈이의 기가 죽을까 봐 고개를 들라고 했다"고 후배를 다독였다.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대4 승리를 거두며 어제 패배를 설욕한 한화 최원호 감독이 류현진과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대4 승리를 거두며 어제 패배를 설욕한 한화 최원호 감독이 류현진과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원호 감독도 "2루 수비 평가에서 문현빈, 정은원, 김태연, 안치홍 가운데 문현빈이 가장 낫다. 타격에서도 문현빈이 제일 좋기 때문에 주전 2루수로 낙점했다"며 "특별히 큰 문제가 있지 않은 한 계속 기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빈이처럼 어린 선수는 (개막전에서) 더 긴장하고 초조할 수 있다. 어제 한 경기에서 실수했다고 2루수를 바꾸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 주전을 바꾸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현빈이 개인적으로도 앞으로 포스트시즌 등을 생각할 때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143경기 남았는데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신뢰를 보였다.

문현빈은 24일 경기에서도 2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믿음에 보답하듯 그는 이 경기에서 실책 없이 결승타 포함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고 팀도 8-4로 이기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문현빈은 경기 후 "개막전에서 실책을 범했지만, 류현진 선배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돼서 류현진 선배와 한화 이글스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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