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마다 달라지는 응원가에 파도타기까지. 보통의 메이저리그에서는 볼 수 없는 'K-응원'이 서울시리즈에서 펼쳐졌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익숙지 않아 낯설어 하면서도 색다른 즐거움을 느꼈다고 했다.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개막전이 열렸다.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펼쳐진 메이저리그 정식 경기였다.

'빅리그'답게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졌다.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를 필두로 일찌감치 '불펜 싸움'을 붙이며 투수력을 자랑했고 다저스는 8회 잡은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으로 대량 득점, 5-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만큼이나 눈길을 끌었던 건 응원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KBO리그의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은 1, 3루 응원 단상에서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를 각각 응원했다.

응원은 철저히 '한국식'이었다. 치어리더들은 매 이닝이 끝날 때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춘 율동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양 팀의 공격 차례에선 기존 KBO리그 응원가에 양 팀 선수들의 이름을 넣은 노래를 크게 틀었다.

5회 이후엔 외야석부터 파도타기 응원이 진행되기도 했다. 외국 관중들은 생경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도 이내 손을 들어 보이며 'K-응원'에 적응한 모습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사실 3루 쪽에서의 소음은 익숙하진 않아 시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면서도 "에너지와 열정이 느껴졌다. 선수가 나올 때마다 음악이 나오고, 모든 팬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날 다저스의 선발투수로 등판한 타일러 글래스노우는 등판 전부터 "K-응원을 메이저리그에 도입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즐겼는데, 직접 경기를 뛰면서도 생각은 바뀌지 않은 모습이었다.

글래스노우는 "경기 내내 열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경기하는데 데 (큰 소리가) 부담되진 않았다"면서 "어떤 선수들은 응원이 나올 때 주위를 둘러보면서 나름대로 즐긴 것 같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