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14일 저녁 8시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3.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14일 저녁 8시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경기) 이원경 기자 = 정부의 전공의 처벌 방침 등에 반발하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는 등 본격적인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까지 의료현장에서 이탈할 경우 의료 혼란이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이날 오후 8시 온라인 회의로 정부의 전공의에 대한 압박과 의대생 유급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교수들의 집단행동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대·연세대·울산대 등 19개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은 지난 12일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를 구성했다. 이들은 "15일까지 각 대학·병원에서 교수들 뜻을 물어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정부는 의대생·전공의가 학업·수련에 복귀할 수 있도록 협상 자리를 마련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도 전날 비대위를 꾸리고, 15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울산의대 교수들은 지난 7일 집단사직을 결의했고, 서울의대 교수들은 오는 18일 사직서를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의대 교수들은 학생들에 대한 강의와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겸임하고 있다. 이들이 자발작 사직이나 겸임해제를 하게 되면 병원에서 진료를 보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현실화되면 대형병원의 수술, 중증환자 치료 등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서울대학교병원에 재직 중인 한 의료진은 "신규 외래 환자는 아예 받지 않고 있다"며 "통상 1~2개월 후 다음 내원 일이 잡히지만, 이번 사태(교수 집단행동)로 인해서 빨라도 4개월 뒤로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도 "전공의 집단사직 등으로 인해 일부 진료과는 신환(병원에 처음 오는 환자), 초진(해당 과에 처음 오는 환자)에 대해서는 4월 초중순까지 예약을 제한했다"며 "수술도 50% 가량 줄어들었고, 병상 가동률도 60%가까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 근무 중인 산부인과 교수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결과를 판독하기 위해 내분비내과에 협진 요청을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호르몬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데,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접수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진료를 빨리 보길 원하는 환자에게는 2차병원을 방문을 권하고 있다. 3차병원에서 시작한 의료대란이 2차병원까지 번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남아있는 의료진들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에 근무중인 정형외과 교수는 "남아있는 인력으로 더 이상 버티기에는 무리일 것 같다"며 "이틀에 한 번 꼴로 밤샘 당직을 서고 있다. 외래와 수술을 최대한 줄였지만, 이번주가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피해신고는 1000건을 넘겼다. 피해유형으로는 수술지연이 3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진료취소는 85건, 진료거절은 44건, 입원지연은 21건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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