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야 비로소 안도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인천공항에 전원 무사히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였죠. 지난 8월 8일부터 5일간 새만금에서 이동한 불가리아 잼버리 대원 37명과 말레이시아, 감비아, 미얀 마 등 여러 나라 지도자들을 우리 시에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도착했을 때 발갛게 익은 얼굴에 파김치로 지쳐있던 그들의 불편했던 한국의 이미지를 반전시키기 위 해 우리 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부가 태풍으로 스카우트 전원을 이동시킨다는 발표 이틀 전이었습니다. 저는 우리 시와 우호 협력 관계에 있는 불가리아, 말레이시아, 중국, 튀르키예 등의 대원들을 세종시에 서 맞이하겠다는 결정을 하고 이들 대사관들과 협의하고 있었습니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deed)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중 불가리아 대원 37명이 정부의 계획보다 먼저 세종시에 도착했던 것입 니다.

스카우트는 14세부터 17세로 한정합니다. 세계 잼버리 대회는 4년에 한 번 열리기 때문에 이들은 일생에 한 번밖에 기회가 없습니다. 영국은 4천여 명을 보냈다 철수했지요. 이들은 왜 이리 많은 스카우트를 보냈을까요. 유니언 잭이라는 국기로 상징되는 영국은 해외 영토 중 한 나라 이상이 늘 태양 아래 국기가 빛난다는 나라였습니다(해가 지지 않는 나라: empire on which the sun never sets). 그들은 해외 영토를 지배하면서 각종 역경을 경험하고 모험을 극복하는 과정을 스카우트 운동(scout : 척후병)을 통해 길러주었고, 잼버리(jamboree)는 인디언 말로 잔치라는뜻으로 야영대회를일컫게 되었 습니다.

스카우트 운동의 창시국인영국은 청소년들을 그렇게 키워왔고 그것은 국가적 관심사이자 자랑이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창조와 도전'의 정신을 길러주는 스카우트 스피릿(spirit)은 곧 영국 정신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들이 철수하자 스웨덴 스카우트 대원들이 유니언 잭을 십자로 묶어 무덤을 만들어 아쉬워했던 것이 저에게는 매우 의미심장하게 보였습니다.

이번 ‘2023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폭염과 태풍, 그리고 여러 문제들에 의해 실로 어려운 역경에 처했 습니다. 그리고 이런 도전에 대한 극복은 스카우트들이 아닌 한국 정부가 해결해 내야 할 도전이 되었습 니다.

세종시 또한 이 도전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가능한 도전정신과 역경을 딛고 서는 스카우트 정신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였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꾸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이들의 꿈을 깨지 않 기 위해 전국가적 역량을 동원했습니다.

 

K-pop 스타들은 자기 스케줄을 취소하고 참여하였고, 식약청은 채식주의자와 할랄음식을 개인별을 파악 하여 공급했습니다.

매일 아침 총리 주재 관계 장관과 지자체장회의에서 저는 우리 대원들은 모든 걸 세종시가 책임지고 관리하겠노라고 염려를 덜어주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기업체들은 가방이 모자랄 정도로 선물을, 시민들은 식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세계의 그들은 감동했고 놀랐습니다. 영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놀랐다고 말했고, 불가리아 대표는 '완벽 그 이상(more than perfect)‘ 이라는 극찬을 하고 12일 돌아갔습니다. 세종시는 감동과 경이로운 체험의 연속이라며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하냐고까지 스카우트 청소년들이 반문했습니다.

4년 후 성인이 되어 꼭 다시 오겠다는 소녀. 5일간의 일정을 다시 한번 리와인드시켜 경험해 보고 싶다는 소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걸스카우트의 엄마가 진심으로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하는가 하면, 우리의 협력 도시 소피아 시장이 저에게 감사하다는 서한을 보내왔습니다.

감사하다며 떠나는 아이들에게 포옹을 하면서 국경을 넘어선 뜨거운 사랑을 느꼈습니다. 머무는 동안 각자의 활동 모습을 동영상으로 제작한 usb를 선물로 모두에게 주었습니다.

아이들의 좋아하는 그 모습이란... 제25차 세계 잼버리대회는 역경과 실패를 성공과 감동으로 반전시킨 진정한 스카우트 정신의 잼버리였 으며, 그 주인공 스카우트는 바로 한국 국민들이었음을 저는 자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beautiful) 한국, 경이로운(surprising) 세종시, 라는 그들의 추억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며 언젠가 어른이 되어 다시 그리웠던 한국을 찾아오길 저 또한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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