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원장 (후 한의원 청주)
이지혜 원장 (후 한의원 청주)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대기가 건조해져 피지 분비가 증가하고 피부 각질층이 두터워지기 때문에 신체 곳곳에 여드름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 등 여드름은 겨울에 처음 발병하거나 기존의 증상이 더 심해지기 쉬운데, 이는 겉으로 드러나 외모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안면부 여드름과 달리 평소에는 신경이 잘 쓰이지 않아 곧잘 방치되곤 한다.

하지만 결국 여름철 피서지나 체육 시간, 건강 검진 등 어쩔 수 없이 상의를 탈의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노출되는데 이는 잘 씻지 않는 느낌을 준다거나 전염성 피부질환과 혼동되어 심한 콤플렉스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안면부 여드름 못지않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등 여드름의 발생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여드름은 특별한 기저 질환이나 복용 약물에 의한 특발성이 아닌 보통의 경우에는 여드름균(P.acnes), 과잉 피지, 과다 각질과 관련되어 발생한다.

 

피지는 피지선에서 생성되며 피부 각질층의 수분을 보존하고 외부에서 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노폐물 등을 방어하는 천연 방어막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적당한 양이 분비되어 피부를 건강하게 가꾸어 주지만, 다양한 원인으로 피지 분비량이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모공 밖으로 완전히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게 된다.

각화 주기가 망가져 각질이 제때 탈락되지 않거나, 색조 화장의 잔여물이나 노폐물로 인해 모공이 막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피지가 모공 안에 쌓이게 된다.

이때 피부에 상존(常存)하는 여드름균(P.acnes)이 분비하는 지방분해효소가 모공 속에 쌓인 피지의 중성지방을 분해하여 유리지방산을 형성하면, 이 유리지방산이 피부에 자극을 주며 여드름을 유발한다. 특히 등 상부에는 피지선이 굉장히 많이 분포하고 있을뿐더러 각질층은 여타 다른 피부에 비해서 두꺼운 편이라 모공에 쌓이는 피지가 많아 더욱 여드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방에서 보는 여드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피부 온도, ()을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여드름의 어원(語源)'열 들음'으로, 그만큼 인체의 비정상적인 열이 몰리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상황에 주목하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온도 순환 계통에 문제가 생겨 몸 위쪽은 뜨겁고 아래는 차가운 상열하한(上熱下寒)의 상태가 초래되면, 면역 체계가 교란되고 피지 분비가 증가하여 여드름이 발생한다고 본다. 평소 피지선이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인체 상부에 있는 안면과 등은 상열하한 상태에서 특히 여드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피부 온도가 1°C 증가할 때마다 피지 분비량은 10%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이런 여드름의 한방 메커니즘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등 여드름의 치료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온도 순환을 돕고 정상적인 피부 재생 주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등 여드름에 한약 치료와 미세약초필링 치료를 시행하여 그 증상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우선 한약 치료를 통해서는 상열하한(上熱下寒) 상태를 해소하여 과다 분비되는 피지 분비량을 조절하고 염증을 해소한다. 상열하한은 중초(中焦)가 막혀 소화기가 좋지 않은 상태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간기울결(肝氣鬱結)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촉발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진단 방법을 통해 환자의 신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맞춤 한약 처방을 통해 이를 치료한다.

또한 황련(黃連), 금은화(金銀花), 연교(連翹) 등 인체 상부의 온도를 내리고 항염증 작용을 하는 약재들을 포함한 처방으로 등 여드름을 더욱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미세약초필링은 과다하게 형성된 각질층을 제거하고 유극층을 자극하여 정상적인 피부 재생 주기를 만들어주는 치료법이다. 표피에 천연 해초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혼합용액을 가볍게 스크러빙(Scrubbing)하여 고유 성분의 연마 및 분해 작용을 통해 피부의 각질 탈락과 재생을 돕는다.

해초에서 추출한 천연성분 만을 이용하여 여타 화학적 필링제보다 훨씬 안전하게 각질 교체 주기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등 여드름 치료 방법이 될 수 있으며, 피부 재생 주기를 정상화시켜 등 여드름으로 인한 지저분한 자국에도 굉장히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이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침 치료, 약침 치료, PDT 광역학 치료, 홈케어 치료제 처방 등이 병행될 수 있다. 침 치료는 국소부위 면역반응을 촉진하고 부신축 활성화 작용이 있어 피부의 염증을 해소하고 재생을 촉진할 수 있으며, 약침 치료는 항염증 작용이 있는 한약재 추출액을 염증 부위에 직접 주사하여 빠르고 안전한 염증 관리를 돕는다. PDT 광역학 치료는 피지선을 위축시키고 여드름 균을 사멸시켜 등 여드름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약화시키고, 홈케어 치료제를 도포하여 집에서도 쉽게 피지 분비를 감소시키며 염증 반응을 제어할 수 있다.

 

등 여드름은 의료기관의 통합적인 치료를 받으며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등은 안면에 비해 눈에 잘 보이거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강하게 긁거나 자극을 주는 경우가 많다. 또 의복과의 지속적인 마찰로 계속해서 자극이 가해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지속적으로 환부에 자극이 가해지는 경우에는 이차 감염의 위험이 있고 염증이 심해지거나 흉터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염증을 손으로 만지지 않고 의복은 헐렁하거나 통풍이 잘 되는 소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노폐물이나 화학 성분의 잔여물이 등에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머리를 먼저 감고 몸을 씻는 방법이 효과적이며, 샤워 이후에는 반드시 보습을 철저히 하여 피지 분비가 과도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등 여드름의 경우 한방 치료가 매우 잘 듣는 질환에 속하지만 상태에 따라 치료 기간은 수개월까지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여름철 가벼운 옷차림이나 노출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겨울철부터 미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방치하여 쌓아둔 등 여드름으로 고민 중이라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알맞은 치료를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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