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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못 이룬 가수 꿈은 접었지만, 음악은 여전히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죠”

[동호회] 서길수 세종직장인밴드 동호회 회장

2017. 07. 01 by 매거진세종

“세종시에서 록페스티벌을 하고 싶어요. 밴드들과 함께 2박 3일 숙식을 같이하며 공연하는 거죠. 멋지지 않아요?”

2008년 8월 잠실 야구장에서 1박2일간 열린 락페스티벌을 관람한 이후 자신도 언젠가 저런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당시 4만 여명이 관람한 페스티벌은 서태지가 기획하고 직접 출연했다. 세종시 최대의 직장인 밴드모임을 이끌어 가는 서길수(36) 세종직장인밴드동호회 회장을 연서면 봉암리 지하 연습실에서 만났다. 

- 음악을 언제 시작하셨나요?

"고1때 아버지가 택시운전을 하셨는데 어느 날 기타 하나를 들고 오셨어요. 술 취한 취객이 택시 안에 놓고 내렸다며 집에 갖고 오신 거예요. 주인도 못 찾고, 버리지도 못하고 아깝더라고요. 기타연주법 책을 구해 줄잡고 흥얼거리다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 가수도전도 해 보셨나요?

"가수는 제 꿈이었지요. 2005년 대학(경북대 컴퓨터공학과) 2학년 때 대학가요제에 나갔죠. 자신 있게 도전했는데 결과는 지역예선 탈락이고요. 정말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데 제가 같은 음악 동아리에서 노래 가르친 여자 후배가 그해 서울 본선에서 대상을 받았어요. 진짜 축하해줬지만 저 자신은 힘들더라고요. 그 당시 제 노래는 기억이 잘 안 나고 후배 노래는 지금도 부를 수 있어요."

- 그 충격으로 노래를 그만 두셨나요?

"군 훈련소 입소 2주 만에 목수술을 받았어요. 턱 밑에 농이 찼다고 해요. 입대 전 장기간 노래를 심하게 불러 목이 상했다는 겁니다. 그 후론 보컬보다는 주로 연주파트를 담당합니다. 대학 졸업 후인 2008년 8월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서태지가 기획하고 출연한 ETP 록페스벌을 구경갔어요. 1박2일간 국내외 22개 밴드들이 공연을 펼쳤는데 굉장했지요. ‘이런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강렬하게 들더라고요. 낮에는 직장에 다니고 밤에는 서울 홍대 앞에서 인디밴드활동을 하며 언더로 지냈죠.(그는 지금도 컴퓨터 관련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2011년 초부터 멤버들과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직장이 세종으로 이전해 어쩔 수 없이 가수 꿈을 접었습니다."

- 세종직장인밴드는 언제 만드셨어요?

"2012년에 세종으로 이사 왔지만 문화활동하기에는 변변한 게 없었잖아요. 인터넷카페에 음악모임을 하자고 글을 올렸죠. 2014년도에. 몇 분 오셨지만 실제 연습 장소가 없다보니 모임이 오래 못가요. 고운동에 있는 연습실을 이용해 명맥을 유지하다 지난해 8월 연서면 봉암리에 새 공간을 마련했어요. 사실 본격적인 동호회 활동은 그 이후인 셈이죠."

- 회원 구성은 어떻게 됩니까?

"회원은 230명 정도 등록돼 있고, 실제 활동 인원은 12개팀 60명 정도입니다. 밴드 한 팀을 구성하려면 최소한 드럼, 기타, 베이스, 보컬까지 네 명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기타가 하나 더 붙거나 보컬 코러스, 건반이 추가돼 6명 또는 8명까지 합류하죠.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 초반까지이고 평균 40대 중반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의사, 공인중개사, 자영업자, 공무원, 가정주부 등 직업은 다양해요. 음악 전공자도 있고 초보자도 있고, 남녀비율은 6대4 정도로 여성분들도 많이 참여하는 편입니다."

- 각 팀이 추구하는 음악색깔도 다양하겠네요?

"7080 음악만 하는 팀도 있고, 재즈, 록, 색소폰 합주팀 등 장르가 다양합니다. 각자 정해진 날에 와서 연습해요. 팀별 또는 개인별로도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최대한 편하게 연습실 사용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연령대, 연주 실력, 추구하는 음악성, 연습 날짜까지 많은 조건이 맞아야 한 팀을 이룰 수 있는데 그 팀을 유지하는 일은 더 어려워요"

- 그동안 외부 공연이나 대회에 많이 참가했나요?

"세종시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여민락공연과 세종시 벚꽃축제에 참가했고, 5월 27일 열린 호수공원 수상섬 공연에도 나갔어요. 직장인밴드 경연대회에는 여러 팀이 계속 출전하고 있습니다."

- 직장인들이 시간 내기도 어려운데 왜 밴드에 와서 음악을 하려고 할까요?

"좋아서 하는 거 아닌가요? 연습은 굉장히 힘들어요. 시간도 필요하고 실력도 있어야 하고, 팀 전체도 생각해야 해요. 누구든 무대 한번 서기 위해서는 그 전에 짜증나는 일을 얼마나 많이 견뎌야 하는지 몰라요. 희열을 느낀다고 하지만 고통이 90%쯤 될 겁니다. 음악하는 그 순간만큼은 일상의 모든 것을 잊고 몰두 할 수 있죠. 그 매력 때문에 음악을 놓을 수 없는 거죠."

- 앞으로 하시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우리 밴드를 모아 호수공원에서 록페스티벌을 펼치고 싶어요. 수 년 안에 이루기 어려워도 그 초석을 놓자는 생각입니다. 아직 아이가 없는데 더 늦기 전에 아이도 갖고 싶어요."

김경산 기자 magazine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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