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생활권 수루배마을 4단지 라돈 기준치 초과 무더기로 쏟아져
입주예정자측, 10~12일 사전점검에 ’라돈아이‘ 200개 대여 측정 결과
700여세대 라돈검출 자재 교체 동의서 제출
회사측, “공인기관 검증과 자체 샘플 측정에서 모두 기준치 이하”
예정자모임, 전국 라돈아파트 주민 연대와 국회국정감사 증인 채택 공동 대응 논의

최근 세종시 아파트 부실시공과 하자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입주전 사전점검을 '전문대행업체'에 맡기는 입주민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오는 10~12일 사전점검 예정인 포스코건설 시공 4-1생활권 M3블록 수루배마을 4단지)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세종시 4-1생활권 M3블록 수루배마을 4단지 입주민 사전검점에서 환경부 라돈 권고기준치 148베크럴을 초과한 세대가 무더기로 보고됐다.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세종시 4-1생활권 M3블록 수루배마을 4단지 입주전 사전점검에서 권고기준치를 상당수 넘어선 라돈측정 사례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관련기사 본보 7월11일자 ’세종에서도 라돈아파트 논란?‘ 참조)

해당 세대 입주예정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입주예정자모임 인터넷 카페에는 측정 사진과 항의 댓글이 이어졌다. 수루배마을 4단지 전체 1092세대 중 700여 세대는 라돈 검출 자재 교체 시공을 요구하는 동의서에 서명했다.

입주예정자대표회의측에 따르면  수루배마을 4단지 사전점검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진행됐다. 대표회의측은 이 기간동안 간이 라돈 측정기인 ’라돈아이‘ 200대를 대여해 사전점검에 참여한 분양자들에게 나눠 주며 각 세대 현관과 공용욕실, 부부욕실을 측정한 기록지 제출을 요청했다.

3일간 접수된 기록지는 모두 250여 장. 이중 권고기준치 148베크럴을 초과한 사례는 58세대에 걸쳐 약 70여 곳에서 보고됐다. 최대 566베크럴까지 측정되기도 했으며  현관, 욕실 뿐만 아니라 안방 화장대에서도 높은 수치가 나와 입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라돈수치는 베크럴(Bq/m3)과 피코큐리(pci/l)로 표기하는데 148베크럴은 4피코큐리에 해당된다. 1피코큐리에 숫자 37을 곱하면 베크널로 전환해 표기할 수 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1일자로 공동주택 라돈 권고기준치를 기존 200베크럴에서 148베크럴로 강화해 발표했다.

수루배마을 4단지 입주예정자들이 지난 10일과 12일 사이 측정한 각 세대 라돈 수치 사진 일부. 권고기준치인 4피코큐리(148베크럴)를 훨씬 초과했다. 

수루배마을 4단지 사전점검일 2일차인 지난 11일 A모(4**동) 씨는 부부욕실에서 불과 2시간 30여분 만에 148베크럴(Bq/m3)을 두 배 가까이 초과한 260베크럴을 측정했다.

실제로 A씨 기록을 보면 11일 오전 10시 20분에 라돈아이를 설치한 뒤 10시 50분 측정 수치는 3.86피코큐리(142.8베크럴)이었으나 그로부터 25분 뒤인 11시 15분에는 4.85피코큐리(179.5베크럴), 11시 40분에는 6.46(239베크럴), 12시에는 7.25(268.3베크럴), 오후 1시 30분에는 7.37(272.7베크럴)을 각각 나타냈다. .

B모(4**동) 씨의 경우도 11일 오전 11시에 부부욕실에서 3.45피코큐리(127.7베크럴)를 기록해 기준치 이하였으나, 오후 2시 20분 기록은 8.15피코큐리(301.5베크럴)로 기준치의 두 배를 넘었다.

B모 씨는 이 측정기를 공용욕실로 옮겨 살펴본 결과 오후 2시 50분에 5.14피코큐리(190베크럴)를 기록했고, 욕실 환기 후 약 1시간 뒤에는 3.86피코큐리(142.8베크럴)로 낮아졌다고 보고했다.

C모(4**동) 씨도 같은 날 부부욕실을 측정한 결과 낮 12시 10분 3.60피코큐리에서 3.77(12시 30분), 4.07(12시 50분), 5.19(오후 1시10분)로 각각 높아졌다고 기록했다.

수루배마을 4단지 한 입주예정자가 라돈아이로 공용욕실에서 측정한 라돈 수치. 전날 방문해 실내 창문과 거실, 욕실문을 당아 놓은 뒤 다음날 측정한 결과 기준치 4피코큐리(148베크럴)을 3배 초과한 12.1피코큐리(448베크럴)를 기록했다. (사진 왼쪽)

D모(4**동) 씨는 12일 오전 11시 43분에 공용욕실에서 무려 12.1피코큐리(448베크럴)를 측정했다. D모 씨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현관문을 열였을 때 숨쉬기 곤란함을 느낄 정도로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측정 하루 전날 방문해 평소 입주해 사는 것처럼 창문과 거실, 욕실 출입문을 모두 닫아 놓은 다음 이튿날 라돈아이로 측정했다고 밝혔다.

D모 씨는 자신이 입주할 집은 94B타입으로 포스코건설측이 공개한 ’비작그레이‘ 시공 세대가 아니라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D모 씨와 같은 동의 E모 씨도 10일 오후 2시 15분에 안방화장대 위에서 기준치의 네 배에 가까운 15.3피코큐리(566베크럴)를 측정한 기록지를 제출했다.

입주예정자대표회의측은 사전 점검일 전날 포스코측에서 각 세대별로 환풍기를 가동했다는 입주 안내원들의 증언이 잇따라 보고됐다면서 환기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장시간 측정한 결과 다수 세대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자료를 분석한 한 임원은 "기록지를 제출한 예정자 250세대 중 58세대에서 77건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을 나타났다"며 "2,3일씩 반복 방문해 측정한 사례나 시간대별로 측정한 경우까지 합하며 수 백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실제 입주예정자모임 인터넷카페 게시판에는 권고기준치를 넘는 기록에 당황하는 예정자들의 글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412동 한 계약자는 ’어제 하루종일 모든 창문 다 닫아두었다가 오늘 가서 측정한 공용욕실 결과‘라며 6.81피코큐리 측정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411동 한 입주예정자도 ’59A1 라돈측정(최종수정) 우려가 현실로, 부부욕실 5.52피코큐리(204베크럴, 기준초과)’라고 적었다.

수루배마을 4단지 전체 1092세대 중 700여세대가 라돈저검출 자재로 교체를 요구하는 동의서에 서명했다. 

예정자대표회의측의 한 임원은 "환기할 경우 라돈수치는 낮아졌지만 반대의 경우는 기준치보다 몇 배 높게 나타났다"며 "하루 종일 환풍기를 돌리지 않을 경우 상당수 입주민들이 라돈 노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임원은 “3일 동안 약 630세대에서 라돈 자재 전면 교체를 요구하는 동의서를 제출하는 등 현재까지 700세대 가량 동의서를 냈다”며 “라돈 문제만큼은 안심할 수 있는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주예정자들의 요구가 거세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측은 지난달 11일 <매거진세종>에  수루배마을 4단지 전체 1092세대 중 59형 305세대와 64형 12세대, 77형 6세대 등 323세대 공용욕실과 부부욕실 선반에 '비작그레이' 자재를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전체 세대의 현관 바닥에는 ’팔레토로얄‘ 자재로 시공했다고 공개했다.

회사측은 7월초 자체적으로 '라돈아이'를 사용해 샘플 측정한 3세대 라돈 수치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한 3가지 화강석 자재 시험성적서도 제시했다.(기사 하단 '관련기사' 참고)

회사 자료에 나타난 수치는 모두 지난 7월 환경부가 제시한 권고기준치 148베크럴(Bq/m3) 이하였다.  회사 관계자는 “2016년 건축허가 당시 환경부 권고 기준치는 200베크럴이었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라돈은 일상 생활 공간에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다"며 "인증된 장비로 공인기관에서 측정한 결과 수루배마을 4단지에서 사용된 자재나 실내 라돈수치는 모두 현재의 기준치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입주예정자대표회의측은 지난 14일 저녁 정의당 세종시당에서 당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전국 라돈아파트 입주민과의 연대 투쟁과 포스코건설 국정감사 증인 채택 등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표회의측은 이와 별도로 잇따라 모임을 열고 자재교체 요구 동의서와 사전점검 중점 하자 내역을 회사측에 전달하기로 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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