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시교육청 대강당 공청회 372개 좌석, 관련 직원 포함해도 20석 못 채워
2시간 예정시간 1시간 만에 마쳐
세종시교육청 2천만원 들인 연구용역
예정된 결론, “기존 배정방법에 지망학교 2개를 3개로 늘릴 것”
"이런 공청회 왜 하나" 비판 목소리 나와

13일 세종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중학교 신입생 배정방법 개선을 위한 의견 수렴 공청회는 전체 372개 좌석에 불과 10여 명만 참석한 상태로 시작했다.  2시간 예정된 공청회는 1시간 만에 끝났고 참가 인원은 총 20명을 넘지 못했다. 

13일 저녁 7시 세종시교육청 2층 대강당.

정면 단상 위에는 '세종특별자치시 중학교 신입생 배정방법 개선을 위한 의견수렴 공청회'라고 쓰인 커다란 현수막이 걸렸다. 372개 대강당 좌석 중 자리를 차지한 인원은 불과 10여 명.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큰 관심을 갖는다는 중학교 배정 관련 공청회치고는 참석 인원이 적어도 너무 적어 보였다.

행사 관련 부서인 중등교육과 담당자들이 강당 입구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정면 무대를 바라봤다. 진행자는 마이크를 잡고 5분 뒤 시작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2시간 예정된 공청회는 1시간 만에 끝났다. 행사 도중에 자리를 뜬 인원까지 모두 합해도 이날 참석자는 20명을 넘지 못했다.

사회자는 몇 차례 애꿏은 더위를 탓했다. 관련 직원과 교사를 제외하고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학부모는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2016년부터 ‘근거리 중학교 순위에 의한 중학교 추첨배정 방식’으로 세종시 초등학생의 중학교 배정을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근거리가 아닌 원거리 중학교에 배정되거나 소수배정 되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민원이 다수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5월 시교육청은 충북대 나민주 교수를 책임연구원으로 하는 '세종시 중학교 신입생 배정방법개선을 위한 연구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2천만원. 이날 공청회는 용역 마무리 단계로 학부모와 교사 등 각계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공청회는 나 교수의 발제에 이어 연구내용 소개, 개선안 제시,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결론은 이미 내려진 듯했다.

현행 ‘학교군 내 근거리 중학교 순위에 의한 추첨 배정방식’을 유지하되 기존 2개 중학교 지망을 3개 지망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사회자의 간곡한(?) 질의 요청에 서 너명의 학부모가 손을 들었지만 대세를 바꿀만한 제안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연구 진행자 중 한 명은 기존 세종시 배정방법이 타 지역과 비교해 모범사례로 꼽을 만하다고까지 평가했다. 세종시교육청이 왜 이런 용역을 의뢰했는지 처음에는 으아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심층면접과정에서 2개 지망을 3개로 늘려줬으면 하는 학부모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교진 교육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책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공청회장은 넓었고 에어컨 덕분에 시원했다. 하지만, 다양한 계층도, 폭 넓은 의견수렴도 없었다.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한 학부모는 “공청회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며 “(이런 결론을 위해) 굳이 이런 자리까지 마련해야 하냐”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공청회장을 빠져 나갔다.

연구 용역 최종 결과는 9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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