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전문인력과 장비 동원 400여가지 항목 점검
3.3㎡당 1만원 초반, 공동구매로 가격 낮추기도
입주민 눈높이 높아져, 입주전 하자 해결 의지 강해
세종4-1생활권 M3블록 수루배마을 4단지 100여 세대 업체 의뢰

최근 세종시 아파트 부실시공과 하자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입주전 사전점검을 '전문대행업체'에 맡기는 입주민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오는 10~12일 사전점검 예정인 세종시4-1생활권 M3블록 수루배마을 4단지)
최근 세종시 아파트 부실시공과 하자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입주전 사전점검을 '전문대행업체'에 맡기는 입주민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오는 10~12일 사전점검 예정인 포스코건설 시공 4-1생활권 M3블록 수루배마을 4단지)

최근 세종시 아파트 하자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입주전 사전점검을 대행업체에 의뢰하는 입주민이 크게 늘고 있다.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사전점검이 예정된 세종시 4-1생활권 M3블록 수루배마을 4단지의 경우 100여 세대에서 대행업체와 점검 계약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입주예정인 1092세대 중 약 10%에 가깝다. 개인별 의뢰 사례를 합하면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입주 예정자들은 공동구매 형식으로 대행업체 두 곳을 선정, 84㎡기준 40~50만원대 가격을 30만원대까지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예정자들은 입주 후 하자 발생으로 불편을 겪는 것보다 비용을 들여서라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입주민과 점검대행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행업체 직원들은 2인 또는 3인 1조로 입주예정자와 동행해 약 400여가지 항목의 체크리스트를 확인한다.

직원들은 시공사 근무경력 15년 이상, 건축기사 자격증 소지자를 중심으로 세대당 2~3시간 정도 점검한다.

이들은 육안검사는 물론 '열화상카메라'와 ‘레벨기’, ‘라돈아이’등 장비를 동원해 벽면 단열상태와 바닥수평 여부, 타일부착 상태, 공기질까지 꼼꼼히 살펴본다.

하자가 발견될 경우 사진 촬영해 나중에 보수 후 상황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업체측은 점검 후 40페이지 가량의 보고서 형식으로 리스트를 작성, 의뢰인에게 제출한다.

업체 관계자는 “욕실, 바닥 타일 접착과 물빠짐 상태, 샤시와 벽면 틈새 및 뒤틀림 현상, 바닥수평, 벽면 단열시공 상태 등이 주요 점점 대상이다”며 “최근에는 라돈 등 공기질 점검에도 입주민들의 관심도가 높다”고 말했다.

보통의 경우 세대 당 70~80개 정도의 하자나 추가 점검대상이 발견되지만, 사전점검을 앞당기거나 민원이 많았던 아파트는 100여개 이상의 하자가 지적되기도 한다.

지난해 한 대행업체가 참여했던 세종시 D아파트 사전점검 당시 세대당 120~150항목까지 하자가 지적돼 입주예정자들의 항의 목소리가 높았다.

아파트 부실 공사는 분야별 하청, 재하청 작업구조에 따라 단가를 맞추기 위한 낮은 품질의 자재 사용, 미숙련 작업자 고용, 공정 축소 등이 주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대행업체를 통한 사전점검은 시공업체측 입장에서 볼 때 경계의 대상이다. 반면, 입주민에게는 숨은 하자까지도 사전에 발견할 수 있고,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아 점차 선호하는 분위기다. 

대행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지당 평균 50세대 전후로 사전점검을 의뢰받았는데 최근에는 문의 전화도 늘고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많아졌다”며 “입주민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반증 아니냐”고 말했다.

일부 분양자의 경우 전문대행업체 사전점검 보고서를 전세나 월세 임대 시 아파트 품질확인용도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수루배마을 4단지 한 입주 예정자는 “경험자의 소개로 사전점검을 업체에 맡기기로 했다”면서 “비록 비용은 들지만 전문가들이 꼼꼼하게 살펴 입주 전 하자를 줄이는게 더 큰 이득일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수루배마을 4단지 입주예정자대표회의측은 사전점검 기간동안 라돈측정을 위해 200여대의 휴대용 측정장비를 대여하는 등 철저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함께 입주예정자들이 사전점검 하자리스트 사본을 모아 시청에 직접 제출하기로 했다.

예전에는 입주예정자들이 점검리스트를 작성, 시공업체에 제출하면 이를 시공업체가 정리해 건축허가 관청에 제출했으나 이 과정에서 하자 내용이나 건수 축소 의혹이 일면서 입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입대위 한 임원은 "포스코건설이 짓고 있는 수루배마을 4단지의 경우 일부 동 건물 옥상 형태 변경이나 전망엘리베이터 이전을 설계변경 승인전에 시공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입주예정자 간에 철저히 점검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현재 포스코측이 거부하는 공용부분의 전문대행업체 점검도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며 "세종시가 예산문제로 내년부터 품질검수에 장비를 사용한다고 하면 올해 입주예정자들이 자비를 들여 실시하겠다는 장비사용 점검을 허락해 줘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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