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봉사로 육체의 아픔 잊고 행복 느껴요"

권재규 세종하하공연단 단장
권재규 세종하하공연단 단장

“저는 악기를 연주하면 몸 아픈 것도 잊고, 여러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어 행복한 사람이지요”

세종시교육청 청사관리실에서 일반 방호원으로 일하며 음악봉사 모임 ‘세종하하공연단’을 이끌고 있는 권재규(67) 단장. 색소폰 연주가인기도 한 권 단장은 100여명의 회원과 함께 세종 주변 지역 요양병원과 공공장소에서 작은음악회 공연으로 봉사하는 삶을 보낸다. 회원 재능기부로 호수공원과 고복저수지에서 정기 공연을 갖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17회, 올해는 큰 공연만 4,5차례 치렀다. 2년 전 공연단 창단 초창기부터 뜻을 함께 해온 MC이자 가수인 손보경씨와 김영숙(민요가수)씨, 연자희(가수, 교육청 근무)씨의 힘이 컸다. 이향미 세종HM퀸밸리댄스 단장은 공연할 때마다 댄스팀을 이끌고 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단은 구절초 축제, 전통시장 문화축제, 시청· 교육청 초대 공연 등 활동 영역도 넓히는 중이다.

지역 문화예술인 100여명 참여한 음악 봉사 모임 이끌어 

경북 상주 출신인 권 단장은 70년대 초부터  28년간 제약회사에서 근무했다. 자영업을 거쳐 3년 전 가재마을 3단지로 이사했다. 색소폰을 들기 시작한 사연은 안타깝다. 8년 전 권 단장 부부와 딸, 사위, 외손녀를 포함한 일가족 7명이 태국여행을 갔다. 이 때 권 단장이 관광용 보트를 타다 불의의 사고로 허리를 다쳤다. 몇 차례 수술을 받아도 낫지 않아 큰 고통을 겪던 중 지인으로부터 색소폰 연주 권유를 받았다. 음악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였다. 학원등록 뒤 보통 2년 정도 소요되는 연주 과정을 불과 4개 여월 만에 마쳤다. 잠시라도 멈춰 있으면 허리통증이 심해 더 많은 시간을 연주에 몰두하면서 고통을 잊었다. 색소폰은 폐활량 강화에 효과가 있어 심폐기능도 좋아졌다고 했다.

요즘 권 단장은 공연단의 비영리민간단체 전환 작업을 추진 중이다. 단체 기본틀을 갖춘 만큼 음악을 사랑하고 봉사정신이 투철한 젊은 사람이 일을 맡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지난 10월에는 과거 직장 근무시절 호형호제 하던 지인이 연서면 봉암리에 40평 규모의 사무실과 연습실을 무료로 선뜻 내주었다. 그는 자신이 그리 나쁘게 살지는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음악으로 행복한 세종시가 됐으면 좋겠어요. 주변에서 도움 주는 분들이 많은걸 보면서 평소 주위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 하게 돼요.(웃음)"  김경산 기자 magazine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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