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행정사무감사 최우수 의원에 선정된 차성호 의원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으로 매끄러운 회의 진행과 날카로운 질의로 호평
라돈 문제 집중 거론, 고사목 현장 확인 등 철저한 사전 준비 돋보여
2012년 지역선배 권유로 정치입문, 한 차례 낙선 쓴 잔 뒤 시당사무처장 맡기도

세종시의회 차성호 산업건설위원장이 지난 10일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선정한 2019 행정사무감사 최우수의원에 뽑혔다. 

“지하수를 대량으로 이용하는 밀폐형 시설에서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라돈가스 농도가 기준치를 수십 배 초과합니다. 라돈 침대 충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당장 실태조사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지난 10일 세종시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차성호(51ㆍ산업건설위원장)의원은 자리에 앉자마자 라돈얘기부터 꺼냈다. 그만큼 그에게는 당장 해결해야 할 절실한 문제였다. 차 의원은 이날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발표한 2019년 행정사무감사 최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연대회의는 지난달 21일부터 31일까지 44명의 시민모니터단을 투입해 올해 행정사무감사를 꼼꼼히 기록했다. 성은정(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시민모니터단 단장은 차 의원이 원활한 회의 운영은 물론 세종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차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진행 내내 집행부의 정확하고 신속한 자료 제출을 입버릇처럼 주문했다. 자료가 부실하거나 답변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호된 추궁과 함께 수시로 정회를 선언해 공무원들을 긴장시켰다.

”집행부측이 자신 없거나 잘못한 점이 있으면 자료가 부실하고 답변도 길어져요. 우리 의원님들도 자료가 부족하거나 늦게 제출된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어 알맹이 없는 질의를 하게 돼죠. 위원장으로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감사 준비에 많이 시간과 정성을 들였다. 실제로 라돈 문제뿐만 아니라 호수공원 주변 고사목(枯死木) 실태 현장, 잘못 표기되거나 불필요한 도로 표지판, 아파트 단지내 배관 잘못으로 오수(汚水)와 우수(雨水)가 섞여 배출된 현장을 증거 영상으로 제시해 공무원들을 쩔쩔매게 만들었다.

그는 지난 2012년 민주당에 입당해 곧바로 세종시당청년위원장을 맡았다. 2014년 6.13지방선거 연서·전동면 광역의원선거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첫 출마해 42.7%의 지지를 받고도 낙선했다. 이후 이해찬 국회의원의 권유로 시당 사무처장을 지냈다. 식당을 운영하던 시절 이 의원이 자주 찾아와 소주잔을 기울인 시간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지역 주민을 대신해 여론을 시정에 반영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할 소중한 기회를 주신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 시민모니터링단이 뽑은 행정사무감사 최우수의원에 선정되셨습니다.

이제 시의원 1년밖에 안 된 미숙한 사람에게 큰 영예를 주시니 부끄럽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실 저 개인보다 여섯 분의 산업건설위 소속 의원님들이 합심해서 거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위원실에서도 여러날 밤새며 고생을 많이 했고요.

-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무엇입니까?

개인적으로는 시민안전, 소상공인, 세금낭비 순으로 정해 현장 확인을 자주 했습니다. 호수공원 주변 고사목의 경우 포크레인을 동원해 파헤쳐 들어내니 나무밑 뿌리부분이 굵은 고무동아줄이나 철사로 꽁꽁 묶인 채 있더라구요. 제대로 크지 못하고 죽어버린 나무를 보니 가슴이 아프고 시민 세금을 이렇게 무책임하게 써도 되나 싶어 화도 나고. 조치원 세종시청사 별관이 없어진 지 몇 년 지났는데도 청테이프로 대충 가린 채 방치된 도로이정표들, 세종에서는 운영하지 않은 견인지역을 표시한 20여개의 도로표지판들. 예산이 없는 것도 아닌데 관심이 없는 거죠. 아파트 단지 내 오수관과 우수관 연결을 잘못해 하천 오염을 발생시키는 사례는 예전에도 의회에서 지적을 했는데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 라돈 의원이라 불릴 정도로 라돈 문제를 깊이 파셨습니다.

라돈은 국제보건기구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폐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지하수 자체는 사실 위험하지 않아요. 그런데 지하수를 퍼올려 이를 밀폐된 실내공간에 오래 시간 수증기 형태로 모을 경우 고농도의 라돈가스가 검출됩니다. 제가 3월에 지역의 한 농가에서 실험한 결과 기준치 148bq/m3(베이크럴)보다 15배를 초과한 수치가 기록됐습니다. 라돈가스가 많아지면 그만큼 산소도 부족해집니다. 어지럼증이 오고 심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환기가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 시가 다룰 문제라기보다 농림수산식품부나 환경부에서 정확한 실태조사를 하고 홍보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 회의 진행을 부드러우면서도 속도감 있게 효율적으로 하신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부실한 자료를 늦게 낼 때 감사 진행이 제일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예 작정하고 정확한 자료를 신속하게 내라고 집행부에 계속 요구했습니다. 의원님들이 자료 연구를 충분히 잘하셔서 전체적으로 질의 수준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의원님들은 지적할 만한 것을 지적합니다. 사전 준비 과정에서 자료 요청만 해도 집행부의 시정조치를 이끌어 내기도 하고요. 그런데 업무를 잘못했는데도 답변 태도가 불성실할 때가 있어요. 자료를 정확하게 제출하지도 않고 답변도 회피하는 경우 참 답답합니다. 사업부서의 경우 예전에 지적받고도 고치지 않아 반복된 잘못들, 업무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일들이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줍니다. 의원들이 공무원 괴롭힌다는 생각보다 정말 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 정치에는 어떻게 입문하셨나요?

지역 선배님의 권유로 2012년 민주당에 입당해 곧바로 청년위원장을 맡았습니다. 2014년 6.13지방선거에서 연서·전동면 시의원후보로 출마해 42.7% 지지를 받았지만 낙선했죠. 대신 그해 늦둥이 하나 얻었습니다. 집에서 선거둥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도 인연이 있었나요?

예전에 아내와 식당을 했는데 대표님이 자주 오셨어요. 당에 들어와 시의원 낙선한 뒤 당 살림을 맡아보라 하셔서 세종시당 사무처장을 2년 가까이 하면서 위원장님으로 모셨죠.

- 이해찬 대표 성격이 까다롭다고 하지 않나요?

공인의 위치에서는 참 엄격하시지만 사적인 관계에서는 옆집 아저씨같이 부드럽고 소탈하세요. 대표님은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의 자세에 관한 한 타협이 없으신 분입니다. 엄격한 ‘공적 마인드’를 강조하시죠. ‘진실한 마음, 성실한 자세, 절실한 심정’의 3실이나 공적인 일의 선후와 경중, 완급도 빼놓지 않고 항상 말씀하십니다. 늘 가슴에 새겨두고 있죠.

차 의원은 사무실 책상에 써 놓고 자주 보는 글이 있다고 했다.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교육, 도덕 없는 상업,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종교’. 간디가 말한 7대 사회악이다. 문득 그가 꿈꾸고 만들어 가려는 세상이 궁금해졌다.

차성호 의원은

1969년 충북 청원군에서 3형제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대청댐 수몰지역에서 어릴 적 연기군으로 이주했다. 결혼 후 식당과 마트를 운영하며 지역 봉사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연봉초와 성남고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2012년 민주당 입당 후 청년위원장과 시당 사무처장직을 맡았다. 2018년 제3대 세종시 의원에 당선돼 현재 산업건설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전국도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