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세종시 얼굴
시민생활 도우미 역할

“120콜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보이지 않는 세종시 얼굴이죠.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소소한 불편사항에서부터 시정업무까지 저희가 모두 친절하게 안내해 드립니다”

아름동 복컴 2층에 위치한 ‘120세종시민원콜센터’ 김미희(41) 센터장의 상냥한 말씨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10명의 상담사가 근무하는 콜센터는 세종시 종합민원실이나 다름없다. 여권발급안내 차량등록, 부동산신고 안내 외에도  생활 민원을 접수해 업무담당자를 연결해 준다. 문화 행사나 축제, 공연, 버스노선, 체육시설같은  관내 편의시설 안내도 이곳 콜센터의 몫이다. 세종시 보건소, 시설관리사업소, 아름동 주민센터, 조치원읍사무소 대표전화도 민원콜 센터 '120번'으로 연결된다. 지난 2015년 10월1일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하루 750~900통 전화 민원 처리

“평일기준으로 하루 750~900통 정도 처리해요. 주말에는 100통 정도. 요즘 여권발급 문의가 많아요. 절차와 구비서류는 기본이고 ‘앉지 못하는 아기 사진을 어떻게 찍느냐, 이도 보이고 장난감 들고 있는데’ 이런 질문도 받아요. 갓난아이는 눕혀 놓고 위에서 아래로 향해 찍고, 이는 조금 보여도 되는데 장난감은 안보여야 해요”

인터넷에서도 안내 받을 수 있지만 다양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전화 상담이 가장 효과적이다. 업무담당자까지 연결하지 않고 콜센터에서 응대해 통화를 마무리하는 1차 처리율이 65~70%에 이른다. 담당 실과에서 전화 돌리기, 중복설명, 단순 반복안내로 겪을 수 있는 민원인과 직원 불편이 그만큼 덜어진 셈이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콜센터로 대표번호를 돌린 아름동주민센터는 하루 평균 100통에 달하는 전화업무를 줄였다.

김 센터장은 (주)대우전자와 KT고객센터를 거친 20년 경력의 상담베테랑이다. 2년 전 콜센터 개소 때부터 운영책임을 맡았다. 콜센터 상담사는 대표적인 감정노동직업군이다.

“소위 말하는 진상고객이 없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관공서 업무가 많다보니 비교적 점잖게 민원상담하세요. 한바탕 쓴소리를 퍼붓고는 ‘담당자도 아닌 줄 아는 데 미안하다’며 전화 끊으시는 분도 계세요.(웃음)"

지난해 여름에는 센터 전직원이 한 달가량 욕설전화에 시달린 적도 있다. 오후 6시경이면 한 남성이 ‘불법주정차로 퇴근길 교통이 막히는데도 단속을 안 한다’며 온갖 욕설을 쏟아내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애영(38) 팀장은 자살하겠다는 사람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전화를 주신 분이 ‘나는 통화가 끝나면 자살할 겁니다’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화가 나신 게 아니라 절망과 좌절의 목소리였지요. 1시간 가량 대화를 하면서 해당 지역 경찰에 연락하고 전화위치를 추적해 상대방이 사는 집에 경찰이 들어가서야 통화를 마친 적도 있어요”

민원인 대하는 첫 번째 자세는 ‘공감’

김 센터장은 전화 민원인을 대하는 첫 번째 자세로 ‘공감’을 꼽았다. “뭔가 불편하고, 문제가 있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전화하신 거잖아요. 저희가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최대한 처리 가능한 방법을 찾아 안내해 드려요” 버스안내를 부탁한 어르신에게 목적지까지 가는 버스와 정류장을 안내하자 1시간여 뒤에 ‘덕분에 무사히 잘 왔다’는 감사전화를 받기도 했다.

상담사 컴퓨터에는 안내전용 앱이 설치돼 있다. 민원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해당업무 담당자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각 기관 홈 페이지도 활용하지만 새로운 공지사항이나 달라진 업무 숙지를 위해 김 센터장이 매달 시청과 관련기관을 방문해 자료를 챙겨온다. 축제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 관련 부서에서 미리 자료를 전달해 안내를 부탁하기도 한다. 직원들은 길거리 현수막이나 전단지 한 장도 무심히 지나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새 소식이자 정보라는 생각 때문이다.

“현재 개발 중인 도시이기 때문에 업무 파악이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 주차나 도로 민원의 경우 시청, 행복청, 청사관리사무소, LH공사 등 여러 곳에 걸쳐 있어 담당부서 연결이 지연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요즘 직원들은 장애인복지단체에 기부할 저금통을 채우는 중이다. 작은 정성이라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직원들이 의기 투합했다. 상담사는 모두 세종시민이다. “옆집에 사는 분이 묻는다 생각하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어요. 언제든 궁금하신 일이 있으면 전화 주세요"

120콜센터는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주말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65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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