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소통의 창구죠”

 

세종시 보드게임 전도사 김은순 씨
세종시 보드게임 전도사 김은순 씨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이야말로 어르신과 청소년 세대간 소통 수단으로도 딱 맞아요. 치매예방에도 좋고 기억력, 사고력, 순발력 향상에 효과가 있죠.” 세종시 보드게임 전도사 김은순씨의 보드게임 예찬론이다. 보드게임은 윷놀이판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말판을 놓고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해 승부를 겨룬다. 전 세계에 8만여 가지의 게임이 있다고 한다.

“보드게임 역사가 4천 년쯤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여성들이 즐겨했다는 ‘승경도’ 를 일종의 보드게임으로 볼 수 있어요. 윷가락을 던져 관직을 차지하는 게임이죠.”20~30년 전 대학가에서 크게 유행했다 사라진 다음 지난 2010년경부터 다시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있다.  김씨가 주목받는 이유는 보드게임의 새로운 발견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게임을 단순히 놀이나 교육 수단이 아닌 소통의 창구로 확장했다.

“보드게임의 다양성을 활용하면 소통을 주제로 한 새로운 가치나 문화 창조가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죠.” 2년 전 뜻을 같이 한 세종맘들과 함께 ‘세종퀸즈보드’라는 단체를 결성한 뒤 세종시청에 ‘보드하라 1090’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 제안이 노인치매예방사업의 한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회원들이 밀마루복지관을 찾아갔다.

“보드게임을 매개로 청소년과 어르신들을 연결해서 진행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었어요. 노인분들이 즐겨 할 수 있는 교구를 선택한 다음 전문강사들이 청소년들에게 교구 사용방법을 교육시킨 뒤  어르신과 팀을 이뤄서 게임을 하도록 했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손을 쓰는 게임인데 대화를 할 수 있고  집중력과 세대간 공감도 동시에 이뤄졌다.  어르신들의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도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

“제가 한때 개그우먼을 꿈꿨다는 것 아닙니까. 수업이든 자원봉사든 우선 재미있어야 관심갖고 지속할 수 있는 거 아니예요? 재미있게 진행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스마트폰과 인터넷 게임에 몰두했던 학생들도 보드게임 교육봉사를 위해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한때 개그우먼 꿈꾸기도

유치원 교사 거쳐 보드게임 전도사로 맹활약

보드게임은 지난해 세종시교육청이 첫마을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마을학교’프로그램에도 당당히 채택됐다. ‘마을학교’는 방과후 학습을 학교가 아닌 마을 현장에서 진행한다. 골프와 탁구, 보드게임 등 세 과목중 보드게임에 몰린 학생들이 너무 많아 추첨으로 대상자를 뽑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덕분에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되고. 마을학교는 올해 세종시에 14곳으로 확대된다고 해요. 보드게임이 마을학교 모두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씨를 확실히 뿌린 거잖아요. 그동안 어린이대회, 세대간 대회를 개최했는데 올해는 마을대항 대회를 구상하고 있어요.”

서울이 고향인 김씨는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결혼 뒤 대전에서 유치원교사생활을 거쳐 8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했다. 10여년 전 우연히 보드게임 매력에 빠진 이후 지금까지 한 길로 달려왔다. 현재 전국에서 1만여 명의 게임지도사가 활동 중이라고 한다. 김씨는 지도자 양성강사로 맹활약 중이다.

세계적으로 보드게임의 중심은 독일이다. 국내 10여개 중소기업에서 주로 생산하는 한국 제품의 경쟁력도 우수한 편이다. 교육열 높은 국민성과 무관하지 않은 셈이다. 연령대별, 기능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학생들에게는 보통 20~30분내에 승부가 결정되는 게임이 인기를 모은다.  일반인들은 보통 보드게임방을 이용하거나 직접 구입한다. 2만원에서 5만원대 게임이 잘 팔린다고 한다. 김 대표는 10년간 보드게임 구입비로 4~5천만 원을 썼다.

보드게임을 세종 대표축제로 키우고 싶어

보드게임을 자주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게 임상적으로 증명됐느냐는 질문에 “관련 논문도 발표되고 있지만 제가 임상 실험 대상입니다. 나이 더 먹어도 기억력은 오히려 나아진 것 같고 판단도 빨리 빨리돼요. 제가 그걸 아니까 확실한 신뢰감을 갖고 말씀 드릴 수 있어요” 우문현답이다.

김 씨는 요즘 새로운 게임모임을 만드는 일이 숙제다. “공동체모임을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 준비중이에요. 장기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수익모델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회원들끼리 논의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세종에는 전국에서 이주해 오시잖아요. 서로 빨리 만나고 소통해야 하는데 게임을 통해 친해지고 신뢰가 쌓였으면 해요. 보드 게임으로 행복한 세종시를 만드는 거죠. 그리고 세종시 대표축제로 전국보드게임대회를 한 번 열어보는 거예요. 재미있겠죠?”

저작권자 © 전국도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