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아파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 공청회’ 개최
20일 정의당세종시당과 이정미 의원실 공동 주최
조승연 교수, "라돈프리 인증으로 아파트 가치 상승효과 기대"
‘차단-차폐-환기’로 라돈 피해 예방 가능 조언도
정송도 보좌관, “논란 자재 사용하는 업체 이해 안돼, 라돈 숨기지 말고 주민 총의 모아야 해결"

조승연 연세대 교수는 20일 '시민공청회'에서 아파트 라돈 피해 예방과 관리를 위해 입주민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값 떨어질 거라고 쉬쉬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앞으로 라돈프리 인증을 받거나 라돈 소재가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아파트 가격 차이가 커질 겁니다. 그런데 아파트값보다 건강한 삶이 더 중요하지 않아요?”

조승연(연세대 라돈안전센터장·환경공학부) 교수는 선진 외국처럼 부동산 매매 시 라돈 측정여부가 핵심 사항이 될 날이 머지않아 올 거라며 이같이 반문했다.

정의당 세종시당(위원장 이혁재)과 이정미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라돈아파트문제를 위한 시민공청회’가 20일 오전 나성동 NK세종병원 회의실에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조 교수와 이정미 의원실 정송도 보좌관이 각각 주제발표에 나서 라돈 발생 원인과 실태, 국내 대응 체계 등을 설명했다.

조승연 교수의 발표자료 중 라돈 관리대책 화면 

조 교수는 라돈 피해 실태조사와 예방 홍보에 전념해온 이 분야 국내 권위자이자, 간이 라돈 측정기인 ‘라돈아이’ 공동 개발자이기도 하다.

“환경부가 제시한 라돈권고기준치인 148베크럴은 연간 엑스레이를 200번 찍는 것과 같고, 하루에 담배 8개비를 피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라돈이 유해하냐 아니냐 하는 논란은 이미 국제적으로 끝났죠. 어떻게 피해를 줄이느냐 하는 문제만 남았습니다. 한국은 그런 점에서 이제 막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 교수는 미국의 경우 각 주별로 라돈 농도를 표시한 ‘라돈지도’를 만들고, 부동산 거래 체크목록에도 라돈 측정 수치가 핵심 항목이라고 소개했다.

세계에서 라돈 수치가 가장 높은 국가로 알려진 체코의 경우 라돈 평가 후 건물 준공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라돈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일상생활 어디에서나 발생한다며 라돈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차단’, ‘차폐’, ‘환기’의 방법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의 경우 라돈방출 마감 자재 사용을 금지하고, 특수페인트를 사용해 라돈 방출을 줄이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환기’만 잘해도 라돈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라돈배출구를 건축물마다 설치하고 실내에 환기 장비를 가동하거나, 수시로 밀폐된 공간의 문과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키면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라돈 아파트 논란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라돈 프리인증제도를 활용해 조금만 비용을 들이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미 의원실의 정송도 보좌관은 올해 '포스코 라돈방지법' 통과와  건설업체 대표들의 국정감사 증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정미 의원실의 정송도 보좌관(사진 왼쪽 서 있는 이)은 올해 '포스코 라돈방지법' 통과와 건설업체 대표들의 국정감사 증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에 이어 발표에 나선 이정미 의원실 정송도 보좌관은 정부와 업체의 미흡한 대책을 집중 거론했다.

정 보좌관은 라돈수치의 경우 강제 규정이 아닌 권고 수준이고, 기업들을 규제할 법적 제도적 수단도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건설사에서 논란을 일으킨 마감재를 계속 쓰는 행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 보좌관은 지난 5월 이정미 의원이 발의한 소위 ‘포스코 라돈방지 4대 법안’ 국회 통과에 힘쓰겠다며, 포스코건설 등 최근 물의를 일으킨 업체 대표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집중추궁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여기에 아파트값 하락을 우려한 일부 주민들이 라돈수치가 높게 측정돼도 외부 공개를 꺼리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숨기기 말고 주민 총의를 모아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며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정 보좌관은 “환경부와 국토건설부 등 관련 부처에서 라돈종합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중에는 현재보다 더 실효성 있는 정부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준) 위원장은 “정의당이 입수한 자료에서 세종시내 65개 아파트 단지 중 20곳 이상에서 라돈수치가 높은 자재들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밀한 현장 조사를 벌여 국정감사 기간 중에 조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외국의 라돈피해 홍보 포스터 일부. 라돈 4.0피코큐리(148베크럴)은 담배 8개비를 피는 효과와 같다는 내용이다.
외국의 라돈피해 홍보 포스터 일부. 라돈 4.0피코큐리(148베크럴)은 담배 8개를 피는 효과와 같다는 내용이다.

 

저작권자 © 전국도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