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일부 동주민센터, 라돈측정기 신청자 100여명 씩 적체
지난해 12월 신청자 아직도 대기 중
한솔동, 적극 관리로 대기자 10명 이내로 줄여 대조
시 관계자 "내년 라돈측정기 동지역에 1대 추가 배치"

수루배마을 4단지 한 입주예정자가 라돈아이로 공용욕실에서 측정한 라돈 수치. 전날 방문해 실내 창문과 거실, 욕실문을 당아 놓은 뒤 다음날 측정한 결과 기준치 4피코큐리(148베크럴)을 3배 초과한 12.1피코큐리(448베크럴)를 기록했다. (사진 왼쪽)
세종시가 읍면동을 통해 무료로 대여하는 라돈측정기 신청 대기 시간이 동주민센터마다 큰 차이가 있어  이용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사진은 간이라돈측정기의 한 종류인 '라돈아이' 모습.  두 달 전 세종시 한 신축 아파트 실내에서 측정된 수치로 환경부 권고기준치인 4피코큐리(148베크럴)을 크게 초과한 12.1과 8.56 피코큐리를 각각 나타내고 있다. 

세종시 읍면동에서 무료로 대여하는 ‘라돈측정기’ 대기 소요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이용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 

신도시내 어느 동의 경우 오늘 신청 시 1년 이내에 대여받기도 어려울 정도로 대기자가 밀려 있다.

취재 결과 시와 읍면동 담당 직원이 관리만 제대로 해도 대기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시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라돈 피해 논란이 크게 일자 12월 3일 간이 라돈측정기인 ‘라돈아이’를 30대를 구입, 동과 읍주민센터에는 2대씩, 면지역에는 1대씩 배정했다.

라돈측정기는 주민이 직접 센터를 방문하거나 인터넷으로 신청해 1박 2일 동안 무료로 대여 받아 각 가정에서 실내 라돈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세종시와 일선 주민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초기 신청이 폭주해 현재까지도 일부 동지역에서는 12월 신청자를 다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동의 경우 지난 4일 현재 대기자는 109명. 측정 완료자는 16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지난해 12월에 신청한 대기자수는 10명에 달한다.

A동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만 172명이 한꺼번에 몰려 현재까지도 올해 신청자에게 대여를 시작하지도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B동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현재 대기 인원은 200명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신청자만 70명정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 신청하거나 아예 신청을 취소한 사례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지역 대기자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 장군면이 41명으로 가장 많고 부강면과 금남면이 각각 21명, 연동면 14명, 연기면 12명, 소정면 6명, 전의면 4명, 전동면 2명 순으로 나타났다.

대평동의 한 시민은 “보름 전 주민센터에 라돈아이 신청 문의 갔다가 두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직원 말을 듣고 포기했다”며 “작년 대기자도 백 명 넘는 동도 있다는데 지역별 차이가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자 적체에 대해 담당 직원들은 측정기가 2대에 불과하고 신청자가 많다는 이유를 대고 있으나 사실상 현장 담당자의 관리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한솔동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후 230명의 신청을 받아 대여와 반납까지 마친 완료자는 213명에 이르러 현재 대기자는 7명에 불과하다.

한솔동 관계자는 “전담 직원이 적극적으로 관리한 결과로 보인다”며 “대기 시간에 대한 불만은 크게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00여명이 넘는 대기자를 둔 주민센터 직원은 취재가 시작되자 “한솔동은 어떻게 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답변했다.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라돈의 경우 환경부 고시 공동주택 권고기준치는 지난 7월 1일자로 148베크럴(4피코큐리)로 강화됐다. 종전에는 200베크럴이었으나 라돈 피해 우려가 높아지면서 변경됐다. 

시 관계자는 5일 “일부 동 지역의 경우 대기 기간이 길다는 지적이 있어 내년도에 라돈아이 19대를 추가 구매해 동 지역에 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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